존경하는 김헌택 선생님께.
"소만이 되니 녹음이 짙구먼..."
"그래, 모심기 철 이지..."
그런 대화를 스쳐 들으며 바라다 본 저 건너 산이 정말 나뭇잎으로 무성해져 있었습니다.
그런것도 모르고 지날 정도로 바쁜 생활은 결코 아닌데 오늘따라 보이는 모든게 새롭기만 했습니다.
목성동 성당엔 또 몇년만에 오게 됐는지.
며칠전 "일요일 바쁘지 않으면 성당에 오시지요. 행사가 있습니다."며 말씀 해 주시지 않았으면 몇년을 또 모르고 지나치기만 했을것 같습니다.
본지 그저께 였는데 오늘 뵙고 보니 옛날 생각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1984년 쯤 이었으니 한 30년 정도 되었네요.
작년 권정생 선생 추모식에서 손잡아 주시던 그느낌이 오래 오래 사무쳤는데 그런 연유로 이젠 자주 뵙게 되네요.
지금 시간이 2014년 5월18일 밤 11시 45분.
오늘밤 끝날 이야기 같았으면 시작도 안했을 겁니다. 몇시가 될지 모르지만 오늘 이야기를 마무리 하려 합니다.
세월호 참사 추모 및 참회 미사가 열리는 안동시 소재 목성동 주교자성당엘 도착하고 보니 벌써 많은 분들이 와 계시더군요.
오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광주민주항쟁 제4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분위기가 좀 그렇다고 하셨지만 미사가 시작되는 저녁 7시 30분 쯤엔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지난주에 있었고 이번이 두번째라고 하셨는 데도 말입니다.
지난주에는 수녀님을 포함한 시민 450여 명, 신부님도 26분이나 되셨다고 하셨지요.
성당 안엘 들어서려는데 순간 제 가슴을 멎게 해 주었던
'세월호 참사 추모 및 참회 미사'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이글귀를 보는것 만으로도 눈물이 솟는데 그 가족들, 친구들 얼마나 마음 아프겠습니까!
그래서 이 많은 분들이 오늘 오신것 이겠지만...
너무도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노란리본을 달아 주시는 관계자분 눈빛도 그걸 지켜보는 한 어린이의 눈빛도 제 카메라로 지켜 보기에 아프기만 했습니다.
진상을 꼭 밝혀 달라며, 밝히자며 서명도 마다하지 않는 참석자들 모두가 숨소리 조차 내지 않는 의연한 모습들 이셨습니다.
언론에서 여러번 방송되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한마음으로 지켜 봐 주는 저분들 생각은 노란 리본의 의미처럼 이젠 끝났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꼭 본래의 정겨운 모습으로 돌아와 달라는 한결같은 기원을 갖고 계시는것 맞겠지요!
세월호 참사(?)에 관한 언론에서 보도 된 영상물을 보고난 후 아무도 설명이나 질문도 하지 않고 한참의 침묵의 시간을 가진 것은 아마도 각자에게 묻고 답하는 참회의 시간을 주신 것이 아닌가 했습니다.
미사가 시작 되었습니다.
강론을 하시는 신부님도, 아이도, 어머니도...
'내탓이요, 내탓이요. 내 큰탓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내탓이 아니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분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우리 모두가 공범자로서 참회의,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도 잠시 어쩌면 도망치듯 참회 미사를 끝맺으려 하는 것이 아닌가 모두들 조심 조심 잠시라도 더 앉아 계시겠다는 그런 모습들 이셨습니다.
2주동안 미사와 장소를 흔쾌히 허락해 주신 목성동 주교자 성당에 감사하고
다음주에는 점촌동 성당에서,
그 다음주인 6월1일에는 상주 남성동 성당에서 같은 방법으로 참회 미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정의평화위원회 평신도 대표 오일창 님 께서 일러 주시네요.
하늘의 꽃으로
땅위의 꽃으로
부활의 역사로 다시 피어 나게 해 달라는 기도를 끝으로 신부님들은 들어 가셨던 그길로 다시 나오셨습니다.
부디, 제발 우리 아이들 그렇게 갔던 그길로 다시 돌아 왔으면 좋겠습니다.
꼭...
김헌택 선생님.
오늘도 한 300여 분 오셨다고 합니다.
오늘 만큼은 우리 아이들 잠시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 봅니다.
늘 반갑게 절 대해 주시는 김 선생님 처럼 그 아이들도 반가운 인사 주고 나눌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성당에서 아주 반가운 분, 김학록 신부님도 뵈었네요.
오랫동안 사진 일을 해 오고 계시는 홍성광 사장님도 뵙고요.
안동시장 후보로 출마하신 박종규님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반갑게 만날 수 있었던 일인데
도대체 지금 대한민국에 무슨 일이 일어 났나요?
한참을 걸었습니다.
오랫만에 막차를 타고 집엘 왔는데 아이들이 잠도 안자고 있네요.
"아빠~"라며 품에 안기는 아니, 저를 안아주는 아이들에게 안기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늘밤은 그런 기회를 주신 김 선생님에게 감사를 드려야 겠습니다.
그런 어렵고 힘든 일을 하시는 김 선생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좀 쉬시죠.
다음주에는 또 먼길 가셔야 하쟎아요.
선생님의 그런 열정, 애정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조금전 잠자리에 든 아이들 둘러 보고 저도 좀 쉬겠습니다.
2014. 5.19. 새벽 1;21분
김승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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