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뉴스경북=김승진 기자]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총수일가의 갑질사태에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채 의원은, 총수일가의 ‘갑질’과 탈세 등 불법행위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이 어제(22일) 사과문을 발표하며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여론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내놓은 대책은 아닌지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실제로 조현아 사장은 ‘땅콩회항’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 직을 내려놓았으나, 집행유예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계열사의 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수면에 올라온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과 탈세 문제는 재벌그룹 ‘가족경영’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한 단면에 불과하다. 가족경영의 문제점은 대부분 제왕적이고 전횡적인 경영행태로 발현되는데, 그 대표적 사례가 안하무인식의 갑질과 법률조차 무시하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한진그룹의 문제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조양호 회장은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대한항공과 계열사로부터 성과에 관계없이 고액의 보수를 수령하고, 한진칼과 대한항공으로의 회사분할 후에는 양쪽 회사 모두에서 보수를 받았으며, 대한항공의 퇴직금 지급 규정을 변경해 고액 퇴직금 수령 근거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등 조양호 회장 자녀들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그룹의 일감을 몰아주어 급성장시키는 방법으로 대한항공의 회사이익을 편취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그 외에도 경영권 승계 과정의 차명주식 논란과, 관련 전문성이 전혀 없는 최은영이 단지 총수일가라는 이유로 한진해운의 경영을 맡아 결국 회사가 법정관리로 간 사건도 가족경영의 폐해로 빼놓을 수 없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는 전혀 없으면서, 그저 소나기를 피하겠다는 생각으로 내놓은 임시 방편들로 국민을 두 번 속일 수는 없다.
조양호 회장이 최소한 자녀들의 갑질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면, 회사의 정관을 개정할 것을 제안한다. SK 텔레콤의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이사가 결원인 것으로 보도록 정관에 명시하고 있으며, 실제로 최태원 회장이 유죄 선고를 받은 이후로는 SK 텔레콤의 임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진그룹 역시 불법행위자가 경영진으로 복귀할 수 없도록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한진그룹과 그 총수일가의 행태에 비추어 볼 때 자발적인 개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결국, 근본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위해서는 주주가 나설 수밖에 없다.
올해부터 기관투자자들의 주주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가 시행되므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투자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 부도덕하고 불법행위를 일삼는 경영진들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진그룹의 경우도, 자발적 개선이 없다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제안을 통해 정관개정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자료제공/채이배 의원실 비서관
NEWSGB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