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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만드는 것


 강혜승 경북지사장

오뜨 꾸뛰르(Haute couture). 고급 재봉, 혹은 고급 맞춤 의류로 예술 작품에 가까운 이 의상들은 전 세계 패션의 향방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는 패션쇼다. 숙련된 장인, 고가의 귀한 원단을 사용해 엄청난 정성을 들인 정교한 작업을 통한 고급 맞춤 의류. ‘맞춤은 교육훈련에는 이미 자리잡아 특히 청년장애인에겐 교육, 직업훈련, 근로자로의 여정이 이른바오뜨 꾸뛰르같기도 하다. 기업들 역시 장애인 일자리의 구성과 배치, 근로계약과 고용관리 모두 개별화된 접근이 대세로 보다 세밀하게 관심을 갖고 정성을 들일수록 더 잘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장애인 일자리를 굳이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도 있다. 취약계층과 일자리를 나누어야 한다는 대 명제가 있는데, 일자리 진입 기회 확대면 충분하지 않느냐는 것. 1990년대 우리나라 장애인의무고용제도가 자리잡던 시절엔 장애인을 쓰겠다는 기업이 거의 없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완전 판이 뒤집혀 이제 수많은 기업은 구직자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헌데 여기서, 세월 따라 장애인도 그 양상이 달라져 이젠 50세 이상 중장년이 260만 전체 장애인의 70%. 인구절벽과 고령화 현상은 장애인의 경우 더욱 확실히 나타나 노동시장 진입을 앞둔 20대는 채 10만명이 되지 않고 그중 발달장애인 경우가 73%. 그러다보니 기존의 직무에 맞추기보다는 한 사람의 특장점과 직업흥미에 맞춰 직무를 만드는 방법이 더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어진 것. 물론 프레타 포르테(기성복)처럼 사무지원, 환경미화, 바리스타, 서비스직 등 다수가 진입하는 영역도 있는데 이는 구직자층이 두터운 경우에 한해서다.

다시 돌아와, 일자리 만드는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중증장애인의 일터 마련을 위해 생겨난 표준사업장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 전국에 일반 표준사업장 439,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126개소, 컨소시엄형 표준사업장 1개소가 인증을 유지하며 12,656(’21년말 현재)의 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제도는 장애인 의무고용사업주가 장애인 10명 이상 고용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가 고용한 것으로 간주돼 부담금이 감면된다. 최근엔 지자체, 공공기관과의 컨소시엄형이 될 경우엔 지원규모가 두 배, 최대 20억원이다. 법인세 감면 혜택도 따라오고 무엇보다 장애인의 일자리에 여러 주체가 힘을 모아 만들고 가꾸어나간다는 의미가 크다. 이른바, 공익을 위한 오뜨 꾸뛰르.

특히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안정적인 대기업 기반의 고용의 질이 담보되는 좋은 일자리로 중증장애인이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기여하도록 기능한다. 일본 특례자회사 제도를 빌려왔지만 우리식으로 자리 잡아 전 세계 유례없는 장애인 다수고용의 유의미한 사례를 만들어왔다. 컨소시엄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1호인 푸르메 여주팜은 한 개인의 기부에서 시작,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과 기관과 기업의 협력이 현실화되어 그리 오래지 않아 수십명의 발달장애인들이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는 터전이 되었다. 이처럼 지역 기반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데 있어 전주시, 화성시도 설립을 하겠다고 나섰다.

지역의 인구감소, 미래 생존을 이야기하는 이 시대에 경상북도 지역의 기업들이 조금 더 용기를 내 장애인과 함께 커나가는 과감한 도전으로 새 주역이 되었으면 한다. 이 선택은 ESG를 비롯해 미래시장을 선점하는 데도 꽤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 했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만 하는 지금의 우리는 당연한 듯 자연스럽게 장애인의 일자리를 고민하고, 얘기하고, 행동해야 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북지사장 강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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