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 낸 국밥집 아줌마, 안동의 여류시인 김민지
시인이 들려 준 시인 이야기
경남 통영 출신으로 안동에서 남편과 함께 국밥집을 경영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는 여류시인이 있다.
김민지 시인!
국밥집 일로 하루종일 서서 일하지만 시를 쓰기위해 특별히 책상앞에 앉아야만 될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고된 하루 일과가 끝이날 무렵 하루종일 마음속에 맴돌던 시어들을 꿰맞쳐 옮겨 놓는다.
비로소 시인의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시들을 모아 “꽃이 질 때 이별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첫 시집을 출간했다.
그녀의 시 사랑은 단순히 자신의 시를 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SNS에 올려진 다른 사람들의 자작시를 찾아 훑어 보며 응원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만나게 된 시 한 편을 서재에 옮겨 놓고 좋아라 들춰 봤단다.
그렇게 발견한 글이 바로 청송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권태인 경위의 시였다.
한 눈에 등단 가능성을 발견하고 권태인 경위에게 등단을 권유했다며 그간의 일들을 술회했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며 망설였지만 몇 날 동안의 권유와 설득에 힘입어 “대한문인협회”발행 계간 “대한문학세계”에 권 경위의 시를 출품하게 했으며 그 결과, 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당당히 등단하게 했다.
권태인 시인은 "나의 일상이 김민지 시인에 의해 이름표를 달게 되었지만 특별히 김민지 시인의 시를 만나게 되어 더욱 소중한 삶을 그리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김민지 시인과 권 경위는 같은 안동지역에 거주하면서도 서로 일면식도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그녀는 자신의 시 세계에만 안주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를 좋아하는 사람, 시인이 되기를 희망하는 예비 시인들을 지도하고 또 등단의 길로 안내해 주는 역할도 자임하고 있는 셈이다.
그녀는 각박하고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다른 현대인들에게서 발견하기 힘든, 섬세하고 헌신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권 경위에 대한 등단 권유를 시도할 무렵 그녀는 좀 더 적극적으로 시인이 되려는 사람과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포털 “다음”에, 첫시집 “꽃이 질 때 이별하지 마세요”와 동일한 이름의 카페를 열었다.
그 목적은,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시인이 되기를 지망하는 예비 시인들의 자작시를 올리게 하고, 그녀가 직접 그 자작시들을 평가, 지도하여 많은 시인을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카페에서는 김민지 시인의 시를 노랫말로 안동지역 가수가 부른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자신이 경영하는 국밥집 상호와 위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녀는 “밝히지 않겠다”는 특별한 대답을 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자신의 유명세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려 할텐데 김민지 시인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더구나 대면 인터뷰마저 거절하여, 전화 인터뷰를 통해 취재하였고, 기타 자료는 이미 SNS에 공개된 것으로만 사용하라면서 새로운 자료 제출도 하지 않았다.
자신을 감추고, 낮추며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안동의 국밥집 아줌마이며 여류시인인 김민지 시인!
그녀의 작품활동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김민지 시인의 '꽃이 질 때 이별하지 마세요'를 소개한다.
꽃이 질 때 이별하지 마세요
김민지
꽃이 질 때
이별하지 마세요
사랑이 슬픔으로
남을 테니까요
꽃이 질 때
이별하지 마세요
사랑이 아픔이 되면
안되니까요
꽃이 질 때
이별이 예감되면
견디기 어렵더라도
다시 필 때까지 기다려요
꽃이 활짝 웃으면
아픈 이별이 치유되어
이별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잖아요
사랑은 언제나
아름다움으로만 남아야 하니까요
《 서 평 》
김민지 시인의 시에서는 세상사는 이야기를 쉬운 문체로 담담하게 그 깊이를 독자들에게 천천히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아마도 김민지 시인의 시 속에는 서정성과 서사성을 반반씩 버무린 탓에 언술이 가볍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재미성과 서민성의 미학을 보여주고 현대인의 이중성과 고뇌를 예리하게 짚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시골의 청순한 소녀처럼 맑고 사랑스러운 시어들로 그림을 그린 듯한 정겨움도 보여주고 있다.
- 대한문인협회 이사장 김낙호.
[뉴스경북 취재국/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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