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엔 활 잡고 허리엔 쌍룡검
오른손엔 등채, 등엔 아기살까지
철저한 고증, 상징성에 초점
온화한 표정의 선비 얼굴에 조선 장수들이 입던 두정갑 착용
숫자로 말한다
좌대·동상 높이 총 11.11m 해군창설일 11월 11일 상징
판옥선 형상화한 좌대와 기단 안 11개 조명등 조각돌 배 열두 척 떠 있는 듯
[뉴스경북 취재국/김승진 기자] 국내 최초로 활과 실전용 쌍룡검으로 무장한 충무공 이순신 제독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이 해양수호의 요람 해군사관학교에 건립됐다.
해군은 충무공 탄신 470주년과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지난 27일 해사 충무광장에서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충무공 이순신 동상 제막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장차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는 해군 장교가 될 사관생도들이 전사하는 순간까지 나라와 전투만을 생각한 충무공의 숭고한 정신과 군인으로서의 사생관을 배울 수 있도록 충무공의 완전무장한 모습을 동상에 담았다.
정 총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충무공께서는 두 번의 백의종군으로 임무에 대한 무한한 헌신을 보여주셨고 나무 한 그루라도 사적인 목적에 국가 자산을 사용하지 않는 최상의 도덕적 용기를 실천했으며 적선 300여 척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전장에서 끝까지 싸우다 순국하시어 군인으로서 가장 명예로운 모습을 보여주셨다”며 “해사 생도를 비롯한 전 해군·해병대 장병들은 명예와 헌신, 용기를 실천한 충무공을 사표(師表)로 삼아 국민과 시대가 요구하는 용맹스럽고 충성스러운 충무공의 후예로 거듭나자”고 말했다.
해사가 이번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철저한 고증과 상징성. 4.97m의 청동주물로 제작된 동상은 조선 장수들이 착용하던 두정갑(頭釘甲)을 착용하고 허리에는 실전용 쌍룡검을 찼다. 당시 조선 장수의 모습을 가장 실제에 가깝게 되살린 것이다.
또 왼손에는 조선의 대표적 병기인 활, 오른손에는 등채(지휘봉)를 들고 등에는 편전(아기살)과 장전(長箭)이 든 전통(箭筒)을 멨다. 활을 든 충무공 동상이 만들어진 것은 국내 최초다.
얼굴은 충무공의 표준영정에 기초해 류성룡의 ‘징비록’에 언급된 것처럼 온화한 선비의 얼굴로 재현됐다. 동상을 받치는 좌대는 임진왜란 당시 주력 함선이었던 판옥선을 형상화했으며 좌대 상부 전면에는 ‘이충무공전서’에서 집자(集字)한 ‘忠武公 李舜臣像(충무공 이순신상)’ 명판을, 후면에는 이 충무공의 생애 연표를 새겼다.
이와 함께 동상 구석구석에는 해군과 충무공을 상징하는 수치가 숨어 있다. 동상과 좌대를 합한 높이가 해군 창설일(11월 11일)을 상징하는 11.11m에 좌대를 품은 원형의 수경 시설인 기단의 직경 역시 11.11m다. 높이는 충무공의 나이(54세)를 상징하는 0.54m. 기단 안에는 11개의 조명등이 설치된 조각돌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됐다. 좌대 자체가 판옥선 형태인 점을 고려하면 총 12척의 판옥선이 물 위에 떠 있는 셈이다. 이는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전선이 남아 있습니다’라며 열세 속에서도 전투를 준비한 충무공의 정신을 담은 것이다.
동상 제작 자문위원인 이민웅(대령) 해사 교수는 “기존 동상이 예술성과 상징성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동상은 역사성까지 더해 그 의미를 배가했다”며 “해사 생도들에게는 군인의 길을 되새기는 정신적 지표가, 해사 방문객들에게는 충무공의 애국정신과 국난극복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정신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자료제공,해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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