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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지역 전직 폭력배 행동대원 시인으로 등단시킨 경찰관 알고보니 권태인 시인!

[안동시] 서씨 "자신을 수갑채웠던 경찰관, 이젠 저의 사부님!"

 

 

안동지역 전직 폭력배 행동대원 시인으로 등단시킨 경찰관 알고보니 권태인 시인!

 

 

 

<▲권태인 경위.   서원호씨>

 

 

[뉴스경북 = 김승진 기자] 화제의 주인공은 경북 청송경찰서 소속 권태인 경위(51)가 20년 전 구속한 전 안동지역 조직폭력배행동대원 서원호씨(50)이다.

 

"3일씩 굶어가며 시를써도 배고픈 줄도 몰랐습니다" 

 

서씨의 SNS(카카오스토리)에 올려진 글을 본 권 경위가 "시(詩)를 써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고, 서씨는 "이것도 나의 일이다!"라며 열심히 가르침에 따른 것이 오늘의 시인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완성도 높은 한편의 영화 같은 일이 안동에서 일어났다.

 

어제 오늘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인생 역전 드라마가 아니라, 10년 여 길고 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 참 나를 만나는 두 남자의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휴먼드라마가 아닐지.

 

서씨는 최근 대한문학세계로 부터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던 날 홀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서원호씨가 어릴적 그려 본 시인이 되기 까지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20년전, 안동경찰서 권태인 강력반 형사반장을 처음 만났습니다.

 

저는 그 당시 안동을 기반으로 하는 폭력조직 대명회의 행동대원이었고, 지명수배 중에 있었는데, 당시 제가 권태인 형사에게 체포되어 수갑이 채워 지면서 저와 권태인 형사반장의 인연이 시작 되었습니다.

강력반 형사인데 막상 인간적인 대화 속에서 따뜻함을 느낀 저는 그때부터 인연이 되어 공식적으로는 형사와 범죄자였지만 개인적으로는 형과 아우의 관계를 이어가며 안동지역사회에서 부대끼며 살아왔습니다.

 

권태인 형사는 알면 알수록 사나이다운 매력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가끔 소주잔도 나누었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쌓아 나가던 어느 날, 그만 큰 사고를 쳐  징역 6년을 선고 받고 청송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아니지 않나!" 라며 자괴감에 빠져 있기에 너무도 화가 났습니다.

 

그런  어느날 교도소에 비치된 책을 읽게 되었으며, 많은 의문과 고민을에 대한 가르침을 얻게 되었습니다. 양한 장르의 수많은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 나이가 42살이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는 후회로 삶을 마감할 것 같아서 출소하면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결심하고, 복역 중에 용접, 보일러, 공조냉동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시간이 날 때마다 많은 책을 보며 어릴 적 꿈이었던 시인의 꿈도 떠 올리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참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평생 읽을 책보다 많이 읽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출소를 하니 제 나이 49살이더군요.

 

가진 거라곤 아무 것 없이 맨 손으로 다시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이 참으로 암담했습니다

 

그래도 복역 당시의 결심을 다지며 "처음부터 시작해보자 열심히 살다보면 되겠지!" 라며 다시 마음을 다잡고 제가 이미 취득한 자격증 외에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출소 후에 소방안전 관리자2급, 가스안전관리자격증, 위험물관리, 위험물운송, 굴삭기자격증 등을 취득하여 자격증만 9개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제가 취득한 자격증을 바탕으로 여기 저기 용접도 하고 선배 건축현장 관리도 하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테리어 건축 사무실도 창업하며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 하는 일 모든 게 잘 되지는 않나 봅니다. (현재 일용직 용접 근로자로 일거리를 찾아 다니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어느 날 답답한 일이 있어서 카카오스토리에 제 심정을 글로 몇 자올렸더니, 저와 카카오스토리 친구 였던 권태인 형사께서 "올린 글 네가 쓴거냐?" 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썼다고 하니 "정말이냐?" 되묻고는 다시 써서 올려봐라 해서 올렸더니 글이 좋다고 하시며 시(詩)를 한번 써 보지 않겠냐며 제 의사를 물었습니다.

 

마침 어릴때부터 늘 꿈꿔 왔던 일이기에 귀가 솔깃하더군요.

하고는 싶지었만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 길을 몰라 포기했던 일인데 갑자기 그런 제안을 받고 제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권태인 형사께서 제 사부님 되어 많은 걸 가르쳐 주셨으며, 저또한 열심히 배웠습니다.

 

그렇게 시를 배워가면서 그 매력에 빠지게 되어 어떤 때는 3일씩 굶어가며 시를써도 배고픈 줄도 모랐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배워나가던 중 어느순간부터 제글이 자리잡히기 시작하였는가 봅니다.

 

어느 날, 권태인 형사께서 시인이라는 택호를 단 공인으로서 당당하게 글을 써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저는 그냥 글이 좋아서 쓰는 거라고 손사래 쳤습니다.

하지만 권태인 형사는 제가 쓴 시에 대해 높은 작품성이 있다며 계속해서 저에게 등단 시도를 권유 하였고, 그 권유에 힘입어 고민 끝에 그간 제가 썼던 시 다섯 편을 골라 대한문인협회 계간지 대학문학세계에 응모하게 되었습니다.

 

그결과는 놀랍게도 제가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시인으로 등단하게 되는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던 날 홀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평생의 꿈으로만 끝날 일이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되고 보니 꿈만 같습니다.

 

앞으로 좋은 글을 써가며 공인으로서 타의 모범이 되고 다시는 범죄의 늪으로 빠지지 않고 열심히 살겠노라고 권태인 형사와 굳게 약속했습니다.

 

다시 한 번, 권태인 형사 아니 사부님께 감사드립니다.

 

힘들어도, 괴로워도... 그래도 세상은 열심히 살아 볼 가치가 있고 그렇게 치열하게 살다보면 인생이 바뀌어 질 수도 있다던 권태인 형사의 말씀이 옳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10월 경북청송경찰서 소속 권태인 경위는 대한문인협회 '2015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등단했다.

 

당시 권 경위는 시골에서 조폭 잡는 무술 10단의 경찰관이라는 이력이 알려져 화제가 됐었다.

 

안동지역에서 활동했던 조직폭력배 (일명 대명회) 일망타진에 앞섰던 인물이 바로 권 경위.

 

권 경위는 서 씨와의 만남은 이렇게 악연으로 시작 되었지만 어둡고 헝클어진 강력범들의 내면에는 의외로 주변에서 누구하나 이끌어 주고, 친구해 주지 않아서 오는 자신이 만든 망상의 공간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점점 더 종말로 치닫게 되는 환경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만남에 있어 인간적인 교류가 지금의 서씨를 스스로 일어서게 해 준 결과가 아니겠냐며 술회했다.

 

이런 연유로 권 경위의 도움을 받아 새 삶을 준비하던 서씨는 2008년에 다시 구속 되었다. 강력범죄에 연루돼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모두들 외면했고, 구제불능이라고 까지 했지만 지금의 권 겨위와의 인간관계는 지속되었으며 그런 이유로 서씨는 세상과 단절된 교도소가 아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야하는 중대한 귀로에 서게 되었으며 마침내 다시 일어서야 겠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청송교도소에서 복역하면서 용접과 보일러기술, 공조냉동기능사 등 자격증을 땄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하는 소중한 기회도 얻었다.

 

2014년 만기 출소한 서씨는 교도소에서 익힌 용접기술로 , 실내장식 건축사무실을 운영하며 흐트러짐 없는 자신과의 약속을 이겨내고 있었다.

 

그런 심중의 애환을 글로서 남기게 되었으며 이러한 심경을 카카오스토리 친구인 서씨를 지켜보던 권 경위가  "시를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하게 된다.

 

서씨는 친형처럼 따르던 권 경위의 권유를 수용하게 되었고 함께 시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자신을 교도소에 보낸 형사의 권유로 시를 쓴 조직폭력범 출신이 시인이 된 것이다.

 

악연으로 시작한 둘은 어쩌면 인간세상 보다 시의 세상에서 일찍부터 친구나 한 가족이었는지도 모른다.

 

서씨의 신인문학상 수상자 선정 소식은 권 경위에게 있어서도 또 다른 전환점이 되고 있다.

 

권 경위는 "어쩌면 시상식에 내가 시상자로 나서게 될지도 모른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서씨는 다음 달 1일 시인으로 공식 등단하며 행사는 1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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