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경북 = 김승진 기자] 7일 오전11시 국학진흥원 시청각실에서 한국국학진흥원 개원 2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북도, 안동시의 출연으로 1996년 안동시 동부동 옛 군청청사에서 작은 사무소로 개원하여 올해 성년의 나이가 되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직원 및 내빈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학진흥원 발전 유공직원에 대한 표창이 있었으며, 국학진흥원의 지난 20년을 되돌아보고 그동안의 주요성과에 대한 보고와 함께 앞으로의 발전방안에 대한 비전선포가 있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선조들이 남긴 풍부한 지혜와 가치관에 바탕을 두고 우리사회가 나아가야 할 이념적 방향을 체계적으로 정립해야 한다는 여론과, 정신문화의 바탕이 되는 각종 기록유산이 산업화 및 도시화와 더불어 급속히 멸실되어 가고 있는 현실 등이 중요한 자극제가 되어 설립되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개원 이후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민간 소장 기록자료의 조사·수집 및 보존사업에 뛰어 들었고,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국학의 연구, 전시, 연수사업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왔다.
그 동안 한국국학진흥원은 전국 각지의 문중, 서원 등에서 목판과 고서를 비롯한 민간 소장 기록유산 약 43만점에 달하는 자료를 기탁 받아 국내 최다 기록자료 소장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다졌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유교책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기쁨을 누리며 세계가 주목하는 기록유산을 지닌 기관으로 성장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개원 20주년을 맞이하여 그간의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하여 20년사 발간, 20주년 기념 홍보영상 제작 등도 추진할 계획이며,
건물, 사람, 사업 20년사와 20년에 쓰는 미래의 도약을 주제로 한 개원 20주년 특별전도 3월 7일에서 3월 13일(7일간)까지 개최할 계획이다.
전화식 경상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국학진흥원은 우리나라 국학의 역량을 집대성한 국학자원의 허브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학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국학진흥원 20년의 역사, 43만점에 달하는 소중한 국학자료는 급변하는 미래를 슬기롭게 맞이할 견고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학진흥원은 21세기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창조역량의 발원으로서, 인문정신문화 부흥의 거점으로서 더욱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문의,문화예술과 054-880-3113>
국학진흥의 길 20년, 새로운 20년을 향하다
한국국학진흥원 개원 20주년의 성과와 비전
1996년 3월 7일 안동시 동부동 옛 군청청사에서 한국국학진흥원 사무소를 개소했던 한국국학진흥원이 어느덧 20년을 맞았다.
직원 8명과 연간 예산 약 7억원 규모로 출발했던 한국국학진흥원이 20년 만에 정규직원만 53명, 연간 예산 230여 억원의 기관으로 자라났다. 직원 수만 7배, 예산 규모에서는 3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멸실 및 훼손 위기에 있는 민간소장 기록자료를 수집해서 보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이념적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국학진흥원의 20년은 예산과 인력의 성장보다 더 중요한 성과를 이룩했다. 새로운 20년의 기대가 커지는 이유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이 걸어온 국학진흥 20년의 성과를 되새겨보고, 앞으로 20년을 향한 새로운 비전 살펴보는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전통기록유산 보존 전문기관으로의 도약
한국국학진흥원은 멸실 및 훼손 위기에 있는 민간소장 기록자료의 수집과 보존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이를 위해 한국국학진흥원은 ‘민간소장 기탁운동’을 통해 자료의 수집과 보존에 박차를 가해 왔다. 민간소장 자료를 지금까지 소장해 왔던 민간의 노력을 인정하여 자료의 소유권은 기탁문중이 갖고, 한국국학진흥원은 자료의 보존과 연구․활용의 권한을 위임받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2001년 11월 최초 기탁을 시작으로 2016년 2월 말 현재 약 43만 8천여 점의 자료를 소장하게 되었다. 전국 국학자료 소장 기관 가운데 최다량이며, 앞으로도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기탁된 자료를 수장고에 보존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그 가치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사업을 통해 전통 기록자료에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탁받지 않았으면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자료들이 새롭게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보 1점(징비록)과 최근 보물 1895호로 지정된 경자본 퇴계문집 목판을 비롯한 보물 20종 1844점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더불어 시도 유형문화재 26종 1,918점, 문화재 자료 5종 216점, 그리고 등록문화재 691점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기탁자료의 가치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한국국학진흥원은 유교책판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한국의 12번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시킴으로써, 민간소장 기록자료를 세계의 유산으로 올려 놓았다.
이론과 활용이 겸비된 국학연구 중심 도약
국학자료의 가치 발굴은 자료의 수집․보존을 넘어 연구 단계를 필요로 한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지방에 있는 국학진흥 기관으로, 중앙의 국학관련 기관들과 차별성을 확보하면서 그 정체성을 만들어왔다. 이러한 20년의 노력은 ‘전통 기록자료 기반의 활용성 높은 연구’를 진행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지역에서만 생산된 일기류 기록자료에 대한 번역과 연구, 활용 전문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지방사와 생활사 영역에 있어서 의미있는 연구성과들을 만들어 왔다. 생활사를 중심으로 한 학제간 연구는 한국국학진흥원을 지방사 및 생활사 연구에 있어서 최고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
또한 지역학 및 퇴계학 연구 분야에 있어서도 권위있는 연구성과들을 생산함으로써,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왔다. 특히 지역 자료에 대한 번역 역량을 집중하여 일기류와 지역에서 생산된 문집의 번역 사업을 진행하고, 미래를 위해 지역 자료 번역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한문교육원 운영이 바로 그것이다. 2016년 연수과정(3년-대구강원)과 연구과정(2년과정-안동강원) 전체가 운영되면서, 지역 유일의 한문 번역자 양성과정에 안착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와 더불어 한국국학진흥원은 건립초기부터 정보화 시대에 부응하여, 전통기록자료를 DB로 구축하고 이를 새로운 콘텐츠로 제작하여 제공하는 사업을 선도적으로 진행해왔다. 특히 전통문화를 일반인들과 창작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한 콘텐츠는 전통문화를 어떻게 콘텐츠로 제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전범으로 자리잡았다.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전통문화 콘텐츠는 한국국학진흥원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한국적 가치에 토대를 둔 교육연수 선도
한국국학진흥원의 교육연수 사업은 비교적 늦게 시작되었다.
특히 21세기 물질문명의 발달에 따른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에 한국국학진흥원은 기록자료의 내용에 담겨 있는 선현들의 정신을 함께 공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교육연수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주로 공무원과 오피니언리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에서 점점 그 범위를 확대하여, 다양한 분야, 다양한 주제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2015년에는 한 해 동안 22개 과정 191회의 연수를 진행하였으며, 이야기할머니로부터 창작자, 회사원,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국국학진흥원을 다녀갔다.
특히 이 같은 교육연수의 백미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이다. 할머니 무릎에서 이야기를 들으면 자라났던 옛 전통을 잇기 위한 사업으로, 7년 간의 사업을 통해 약 2,000여 명의 이야기 할머니가 전국 6,000여 곳의 유아교육기관에서 활동 중이다. 할머니들의 아름다운 열정과 자라나는 새싹들의 감수성이 만나 최고의 유아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향후 20년, 국학진흥의 선도기관을 향해 가다
국학진흥을 위한 20년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하는 과정이었다. 앞으로 20년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바로잡고 안정에 접어드는 시기이다. 자료의 보존과 활용성의 제고는 안정된 시스템을 필요로 하며, 특히 지금까지 수집해 온 기록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그 가치를 발굴하는 일은 향후 20년의 중요한 비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국학진흥원은 민간소장 기록자료의 가치를 발굴하고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민간소장 기록유산 센터>의 설립을 통해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 및 문화재 지정과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업을 전담하게 하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민간소장 기록유산 센터>에서는 민간소장 기록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과 더불어 다양한 측면에서의 가치 발굴을 통해 국가 문화재 지정으로부터 아태기록유산 및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43만 8천여 점에 달하는 자료에 대한 디지털화 작업 역시 향후 20년간 한국국학진흥원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기록자료의 DB구축은 자료의 보존과 정리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신설된 <국학정보센터>는 소장자료를 비롯하여 전 부서에서 생산되는 성과물들의 디지털화를 구현하는 허브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한국국학진흥원이 소장하고 있는 기록자료를 가공하여 문화산업에 직접 활용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작업은 한국국학진흥원이 가진 ‘국학의 대중화’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전문연구자 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의 일반인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한국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이다. 한문교육원 설립을 통해 가공과 번역의 질을 높이고, 이 같은 전통의 가치를 미래 지향적으로 가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1세기 미래 선비상을 재정립하는 ‘청년 선비포럼’은 이 같은 ‘국학의 대중화’를 위한 첫 걸음이다.
이와 같은 이들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한국국학진흥원은 좀 더 안정적인 시스템과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국가적 차원에서 예산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방정부 출연출자 기관에서 중앙정부 출연출자기관으로의 방향을 모색 중이다. 이는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이 하고 있는 대부분의 업무가 국가적 차원의 필요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며, 따라서 이를 위한 안정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향후 국학진흥원은 그야말로 ‘전통을 이어 미래를 여는 국학의 진흥’을 위한 핵심 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다. 전통이 현대에 살아 숨쉬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역할이 향후 20년 국학진흥의 길이 될 것이다. 3월 7일(월) 거행된 한국국학진흥원 창립 20주년 기념 행사는 이 같은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20년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자료제공,기획조정실 054-851-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