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팔공총림 동화사는 스님들의 시장이라는 ‘승시(僧市)’의 독특한 역사적 소재를 오늘에 재현하여 사찰이 가진 문화자산과 시장이 가지는 교류의 장을 결합하여 잊혀져가는 우리의 문화유산을 계승하는 축제인 ‘2016년 팔공산산중전통장터 승시(僧市)’를 오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 팔공산 동화사에서 개최한다.
[대구시=뉴스경북/김승진 기자]
대구광역시와 동화사가 주최하고 팔공산승시축제봉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승시의 주요 콘텐츠는 스님들이 직접 참여하고, 스님들이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문화체험과 장터마당을 통해 보다 예년과 비교해 더욱 다양하고 승시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대중화된 형태로 제공된다.
승시봉행위원회는 이번 승시축제의 핵심추진내용으로 대구 팔공산의 역사문화자산인 세계불교사에 유래없는 독특한 소재인 승시를 한국문화의 기반인 불교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 이를 대표적인 팔공산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자원화하는 콘텐츠로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승시봉행위원회는 스님들의 장터를 현대적으로 재연한 승시를 전통문화가 융화된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로 발전시켜 무소유를 근본으로 청빈하게 살았던 스님들의 모습을 오늘날 재해석함으로써 현대인들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이번 승시의 주요 콘텐츠는 스님들이 직접 참여하고, 스님들이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문화체험과 장터마당을 통해 보다 예년과 비교해 더욱 다양하고 승시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대중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큰 의미를 지닌다.
사찰의 식사법인 발우공양을 체험하고, 자유롭게 관람객들이 스님들과 함께 차를 마시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힐링 차(茶 )미팅 공간을 폭넓게 마련합니다. 전국의 스님들이 샅바를 붙잡고 펼치는 승시 최고 볼거리 승가 씨름대회는 10월2일 오후 2시 특설씨름장에서 펼쳐진다. 다음날인 10월3일 오후 5시 대공연장에서 실시하는 승가법고대회를 찾으면 삼천대천세계에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법고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팔공산의 동화사, 부인사, 파계사, 송림사, 북지장사, 제2석굴암 등을 있는 스님들의 ‘수행옛길’ 복원 염원을 담은 ‘승시 옛길 걷기체험-짚신 신고 걸망 메고’ 행사를 새로이 선보인다.
10월 3일 오전 10시 동화사 동화문에서 출발해 부인사 부도 앞까지 이어지는 프로그램으로 승시봉행위원회는 향후 팔공산 승시옛길을 문화자원으로 복원하여, 팔공산의 대표적인 불교수행로드로 개발할 예정이다.
스님들이 직접 참여하는 승시재현세트를 장터구역에서 운영하고, 불교의례와 음악공연이 이 어지며, 승시 주요 콘텐츠인 문화체험마당과 승시장터마당에 50개 이상의 부스가 마련되어, 불교문화와 전통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장터에서는 다양한 사람과 물물이 만나는 만큼 승시도 세계화를 지향합니다. 스리랑카, 몽골스님들과 외국인들을 초청하여, 10월 2일 오후 2시 동화사 대불 앞에 설치된 특설법회장에서 관람객들에게 독특한 불교의식과 민속공연, 음식을 선보인다.
개막축하 대공연을 비롯한 소공연 무대를 2곳이상 마련하여,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 문화인들이 자유롭게 공연을 펼치고, 동화사 경내로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오솔길 숲음악회(temple busking)를 개최하여 무대중심의 공연이 아닌 생동감 넘치는 장터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번성했던 승시는 스님들이 필요한 생활물품을 구하고 사찰에서 생산한 다양한 물품을 교환·유통시켜온 스님들 전통산중장터다. 조선시대 이르러 팔공산 부인사 승시 외엔 대부분 명맥이 끊어졌지만 2010년 재현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동화사는 ‘조선왕조실록’과 정시한의 ‘산중일기’ 등 문헌을 토대로 구전되던 승시의 모습을 복원해 문화축제로 발전시켜 왔다.
■ 행사 개요
▷주 최 : 대구광역시, 팔공총림 동화사
▷주 관 : 팔공산승시축제봉행위원회
▷기간/장소 : 2016년 10월 1일 ~ 10월 5일(5일간)/ 팔공산 동화사 일원
▷행사내용
- 스님들 간의 산중 생활용품 물물교환 풍속 재연
- 불교의례, 불교음악 공연 및 시연
- 산중음식 체험, 불교문화 체험 등
▷행사 테마
- 산중에서 만나는 ‘세상보다 더 큰 장터’
- 보고, 느끼고, 즐기는 ‘세상보다 더 큰 장터’
■ 사업추진목적
▷ 조선시대에 팔공산 일대에서 열렸던 산중 전통장터「승시」를 불교문화와 전통문화가 융화된 한국적인 콘텐츠로 개발하여 다양한 볼거리 제공
▷ 조선시대 팔공산 일대에서 열렸던 스님들간의 장마당을 현대식으로 재연하여 전통문화가 융화된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로 개발
▷전통사찰에서 전승 보존해 온 승시관련 물품을 비롯해 불교와 전통문화의 진수를 체험하고 교류하는 불교 전통문화 유산 재연의 장으로 확대 재구성
▷청빈하게 살았던 스님들의 모습을 오늘날에 재해석함으로써 현대에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 보는 계기 마련
■ 주요추진방향
▷ 승시의 주요 콘텐츠인 스님들이 직접 참여하고, 스님들이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문화체험과 장터마당을 통해 보다 예년과 비교해 더욱 다양하고 승시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대중화된 형태로 제공한다.
-. 사찰의 식사법-발우공양 체험
-. 스님과 함께하는 힐링 차(茶 )미팅
-. 승시 옛길 걷기 체험(동화사에서 부인사로 짚신신고 걸망메고)
-. 스님들이 직접 참여하는 승시재현세트 운영
-. 불교의례공연과 불교음악 공연
▷ 승시축제장을 동화사와 부인사등을 포함한 팔공산 일원으로 확장하여 팔공산 승시의 의미를 되살리는 대중참여형 행사(승시옛길체험걷기)를 개최한다.
▷ 개막축하 대공연을 비롯한 소공연 무대를 2곳이상 마련하여,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 문화인들이 자유롭게 공연을 펼치고, 동화사 경내로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오솔길 숲음악회(temple busking)를 개최하여 승시공연장의 추진한다.
▷ 지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참여와 전국축제로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외국인 참여 프로그램 기획과 승시홍보단 활동을 추진한다.
■ 기대효과
▷ 대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팔공산과 동화사를 연계한 특화된 전통불교 문화를 재연하여 한국문화의 기반인 불교문화를 이해하고 체험 할 수 있는 계기 마련
▷ 승시라는 독특한 소재로 비일상성, 흥미성 및 희소성을 부각시켜 시민들과 타 지역 관람객들에게 즐길거리 제공
▷ 다양한 전통공연과 전통문화 체험을 통해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 마련
■ 승시행사 구성
▷ 행사 마당
▷ 참여 행사
▷ 공연마당
▷ 불교문화 체험마당(30여종)
▷ 승시 장터 마당(20종)
▷ 장터먹거리 마당(20종)
▷ 전시마당(4종)
▷ 쉼터마당(2개소)
■ 각 날짜별 승시 행사소개
▷ 10월 1일 첫째 날, 만남
승시 개막을 알리는 의식행사와 불교문화, 춤, 노래 등 다양한 문화가 열리며 승시를 축하
하는 문화공연이 펼쳐집니다
10:00~전일 공연, 체험, 전시 경내일원
10:30~11:00 장터한마당 오픈 경내일원
11:00~12:00 발우공양 체험 템플스테이관
12:00~13:00 범종타종 (사물 시연) 범종각
13:00~14:00 오솔길 숲 음악회 (Temple Busking) 경내 곳곳
13:30~15:30 가을 승시 불교 합창제 대공연장
14:00~15:00 오솔길 숲 음악회 (Temple Busking) 경내 곳곳
15:00~16:00 스님과 함께하는 힐링차 (茶) 미팅 설법전 및 경내일원
16:00~17:00 승시 개막 법요식 대공연장
17:00~19:00 승시축제 축하 대공연 대공연장
19:00~20:00 ‘평화행복의 등’ 점등 대공연장
▷ 10월 2일 둘째 날, 소통
오곡이 풍성하고 높고 맑은 가을 하늘아래 승시 전국사진 촬영대회, 바루공양 체험, 승가
씨름대회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됩니다.
10:00~전일 공연, 체험, 전시 경내일원
10:30~11:00 전국사진 촬영대회 대공연장
11:00~12:00 발우공양 체험 템플스테이관
12:00~13:00 범종타종 (사물 시연) 범종각
13:00~14:00 오솔길 숲 음악회 (Temple Busking) 경내 곳곳
14:00~16:00 승가씨름대회(특설씨름장)
14:00~15:00 通通한마당 (공연①/영산재 시연 외) 소공연장
15:00~16:00 스님과 함께하는 힐링차 (茶) 미팅 설법전 및 경내일원
16:00~17:00 오솔길 숲 음악회 (Temple Busking) 경내 곳곳
17:00~19:00 외국인 초청의 날 (공연, 법회의식, 음식 시식 등) 대공연장
19:00~20:00 빛의 향연 (장엄등 점등) 경내
▷ 10월 3일 셋째 날, 화합
승시 옛길 체험걷기와 오솔길 숲 음악회는 모두에게 설레임과 즐거움을 느끼게하며, 웅장
하게 울려퍼지는 법고대회 등이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10:00~전일 공연, 체험, 전시, 장터한마당 경내일원
10:30~11:00 승시 옛길 체험걷기 ‘짚신신고 걸망메고’ -출발- 동화사 동화문 앞
11:00~12:00 발우공양 체험 템플스테이관
12:00~13:00 범종타종 (사물 시연) 범종각
13:00~14:00 오솔길 숲 음악회 경내 곳곳
14:00~15:00 通通한마당 (공연 ② / 연주, 노래, 무용, 선무도 등) 소공연장
15:00~16:00 스님과 함께하는 힐링차 (茶) 미팅 설법전 및 경내일원
16:00~17:00 오솔길 숲 음악회 (Temple Busking) 경내 곳곳
17:00~18:30 승가법고대회 대공연장
19:00~20:00 빛의 향연 (장엄등 점등) 경내
▷ 10월 4일 넷째 날, 즐거운 樂
팔공산 승시의 오솔길 숲 음악회, 우리가樂 음악회 등의 공연은 동화사의 자연경관과 어
우러져 힐링을 선사해 드릴것입니다.
10:00~전일 공연, 체험, 전시, 장터한마당 경내일원
11:00~12:00 범종타종 (사물 시연) 범종각
12:00~14:00 오솔길 숲 음악회 (Temple Busking) 경내 곳곳
14:00~15:00 우리가樂 음악회 (공연③ / 연주, 노래, 무용 등) 소공연장
15:00~17:00 오솔길 숲 음악회 (Temple Busking) 경내 곳곳
17:00~18:30 우리가樂 음악회 (공연④ / 연주, 노래, 무용 등) 소공연장
19:00~20:00 빛의 향연 (장엄등 점등) 경내
▷ 10월 5일 마지막 날, 회향
공연, 체험, 전시, 장터한마당, 음악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행사들은 잊지못할 승시 축제
의 경험이 될 것입니다.
10:00~전일 공연, 체험, 전시, 장터한마당 경내일원
11:00~13:00 범종타종 (사물 시연) 범종각
13:00~18:30 오솔길 숲 음악회 (Temple Busking) 경내 곳곳
19:00~20:00 빛의 향연 (장엄등 점등) 경내
■ 주요행사 소개
▷ 개막식 축하공연
의전행사와 함께 모든 연령대의 남녀 노소가 어울리는 대공연을 준비하여 제7회 승시를 축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일시 및 장소 : 10월 1일 오후4시 대불앞 대공연장
-초청가수 : 서문탁, 박현빈, 아웃사이더, 적우, 채리나, 트렌디, 소울 퀸, 금잔디 등
▷ 힐링 차茶 미팅
산중장터에 참가하는 것이, 먹고 마시고 물건판매하고 음악과 무용을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스님들과의 여유로운 차한잔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힐링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일시 : 2016년 10월 1일~10월 3일 (3일간) 오후 3시
-장소 : 설법전 및 경내일원
▷ 승시 옛길 걷기 체험 ‘짚신신고 걸망메고’
신을 신고, 스님들이 메고 다니는 걸망을 져 봄으로써 옛 승시에 대한 향수와 스토리텔링을 첨가해 보는 기회로 삼는다. 시민참여형 옛길 걷기를 지향하며, 장기적으로 팔공산 승시길 코스를 시민들을 위한 힐링코스로 개발한다.
일시 : 2016년 10월 3일 오전 10시30 ~ 12시
출발 : 동화사 설법전 앞 도착 : 부인사 부도 앞
참가대상 : 사전 접수자 및 현장 접수자
동참예상인원 : 천 명
▷ 승가 씨름대회
스님들이 펼치는 승가 씨름대회
일시 : 2016년 10월 2일 오후 2시
장소 : 특설 씨름장
▷ 승가 법고대회
삼천대천세계에 울려 퍼져 중생의 번뇌와 일심을 깨우치게 하는 법고를 통해 불교문화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일시 : 10월 3일, 오후 5시 장소 : 대공연장
■ 팔공산 승시축제 봉행위원회 위원장, 대한불교조계종 공총림 동화사 주지 능담 효광스님 인사말씀
승시(僧市)는
스님네들의 산중 수행생활에 있어, 불사(佛事) 용품의 생산과 유통, 생활용품의 물물 교환등 단순히 사고, 파는 경제적 행위만 이뤄졌던 시장(市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수수입전(垂手入廛)이라는 의미가 곧 승시를 단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두 손을 늘어뜨리고 저자거리에 들어간다는 말로써 심우도(尋牛圖)에서 말하는 수행의 마지막 관문(關門)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수수(垂手)가 상징하는 의미는 심리적으로 이미 바깥경계를 초월한 안심입명(安心立命)이라 할 수 있으며, 일없는 무위(無爲)의 경계를 그렇게 그린 것이다.
스님이 나무를 하더라도 나무만 한다면 나무꾼이요, 도리를 잊고 장사만 한다면 상인에 불과하지만 그 무엇을 하여도 수행자의 본분을 잃지 않을 때 비로소 수행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장터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때에 맞춰 선보이는 씨름판인데, 우리 동화사 영산전(靈山殿) 출입문 위에는 100여 년 된 귀한 벽화가 한 점 있다. 그 벽화는 씨름하는 모습을 그린 벽화인데 샅바를 잡는 법도 현대식 샅바법이 아니라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예전법이며, 그 한 켠에 시념인(時念人)이라고 씌어져 있다. 그것은 씨름의 이두(吏讀)표현으로 시시(時時)때때로 생각, 생각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씨름에 있어 한 찰라, 잠깐 방심하고 놓치는 순간에 승패가 갈리는 것처럼,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든 시시때때로 생각, 생각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의미로 “책과 씨름 한다”는 말이 있듯이, 하고자 하는 일에 골몰하고 몰두하여 일가(一家)를 이루는 그것이, 씨름판에서만 천하장사일 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진정한 씨름꾼이요, 천하장사인 것이다!
적나라(赤裸裸)한 삶의 현장에서 자신을 객관화하고, 경계에 동(動)하지 않는 수행 도량(道場)이 바로 오일장 가운데서도 승시(僧市)이며,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인 수행(修行)과, 전법도생(傳法度生)인 목우행(牧牛行)을 함께 병행한 수행 도량(道場)으로써의 승시(僧市)인 것이다.
승(僧)자(字)를 파자(破字)하면 사람 인(人)변에, 일찍 증(曾)자인 것처럼 사람다운 사람이 가장 일찍 되는 것을 승(僧)이라 한다,
그런 스님들의 저자인 승시(僧市)는 모든 인간 삶의 질곡(桎梏)과 희비(喜悲)가 점철(點綴)되어 있는 시전(市廛)에서 그간의 수행정도를 시험하고 완성시켜나가는 현장으로, 가장 빨리 사람다운 사람이 되게 하는 저자 공간, 즉 수행도량인 것이다
이런 얘기가 있다.
어느 도인이 지고 온 짚신을 다 팔고 일어설 때 사람들이
“스님, 오늘 장사 잘 하셨습니다.” 그러면 스님께서는 “아니여! 오늘 장사는 잘 못한 장사여!” 그러시고, 반대로 다 못 판 날은 “오늘 장사 잘 혔네.” 그러시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그 연유를 물은즉, 짚신을 다 파는 날은 짚신 판다고 공부를 덜 챙기니 공부장사를 못 한 것이고, 짚신을 다 못 파는 날은 공부를 잘 챙길 수 있으니 장사를 잘 한 거라 하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저자거리.
그 한켠에 거지 부인 한 사람이 가끔 나와 구걸을 하고 있었다.
너무 애처롭고 가련한 모습에 지나는 사람마다 한푼,두푼 적선(積善)을 하였다. 그런데 백공천창(百孔千瘡)의 납의(衲衣)를 걸친 한 노승(老僧)이 지나다가 그 부인에게 말했다.
'부인, 앞에 돈이 많은데 나 에게도 좀 나눠 주시오.'
'스님이 갖고 싶은 만큼 가져가십시오.'
노승은 부인의 그 말에 동냥그릇에 담긴 돈을 모두 쏟아 담아갔다.
그 부인은 태연하며 전혀 불쾌한 기색도 없었다.
며칠 뒤, 노승은 또 부인 앞에 나타나 돈을 달라고 했다.
부인은 또 다시 “가져가라.” 했다.
그러자 그 노승은 지난번과 같이 돈을 모두 털어갔다.
그 후 얼마 뒤 날이 어두워 저자거리의 래왕하는 사람도 뜸 할 무렵
구걸하는 부인이 막 자리를 거두려고 하는데 전에 왔던 그 허름한
납의(衲衣)의 노승(老僧)이 다시 와서 돈을 좀 달라고 말했다.
부인이 전과는 달리 “다는 안 되고 조금은 남겨 놓고 가져가라.” 했다.
그러자 노승은 “아니오. 나는 전부 가져 가야겠습니다.” 하니 부인이
“몇 푼은 남겨 놓아야 늙은 시어머니를 모실 수 있으니 조금은 두고
가십시오.”했다.
“지난번에는 두 번이나 전부 가져갔는데
그때는 아무 말도 않고 줬지 않습니까?”
“그때는 스님께서 일찍 오셨기에 다 드릴 수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해가 저물어 나도 돌아가야 하기에 다 드릴수가 없군요.”
“부인은 그때 어렵게 구걸한 돈을 왜 나에게 아무 말 않고 다 주었습니까?”
“그야 원래 그 돈도 제 돈이 아니고 남이 나에게 베푼 것이니 저도 남에게 베푸는 것이 마땅하지요. 더구나 스님들은 수행(修行)으로 많은 사람을 위하시는 분이니 당연하지 않습니까?”
“제가 전생에 복을 짓지 못 하였는지 자식도 없고, 남편은 전란에 일찍 돌아가시고. 늙으신 시어머니만 제가 모시고 삽니다.”
노승은 속으로 정말 착하고 현명한 부인이라 생각했다.
그 부인은 덤덤하게 말을 마치자 무릎으로 힘들게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걸 보고 노승은 놀라서 물었다.
“아니! 일어서서 걷지를 못하십니까?
“스님, 저는 오래전부터 반신불수의 몸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매일 기어서 이 다리까지 왔었습니까?”
“그렇습니다. 저보다는 늙고 병드신 시어머니가 계시니 구걸이라도 할 수 밖에요!”
“이처럼 착한 사람이 이처럼 고생을 하다니 !
부인, 내가 비록 가난한 운수(雲水)의 몸이지만 약간의 익힌 솜씨와 약간의 돈이 있습니다.
아마 시어머니와 한동안 잘 살 수 있으니 도와 드리겠습니다.”
“스님! 그 돈이 어디 스님 돈이겠어요? 받을 수 없습니다.”
“부인 같이 착한 이를 어찌 외면 할 수 있겠소?”
스님은 부인을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다.
“부인, 내 솜씨를 조금 보일 테니 이 육환장(六環杖)을 잡고 천천히 일어나 보시오.”
가난한 부인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노승이 내미는 육환장(六環杖)을 잡으며 조금은 고통스런 표정이었으나 곧 바로 편안을 다시 찾은 듯 부드러운 얼굴로 서서히 일어서고 있었다. 그 표정엔 이적(異蹟)을 보고 있는 듯 숙연함과 경이로움이 묻어났다.
“여기 그대로 서 계시오. 내가 물을 한 모금 드리리다.”
노승은 허리에 차고 있든 호로병의 물을 들고,
“부인, 이 물을 마시면 모든 병이 다 나을 것입니다.”
그 부인이 꿀꺽꿀꺽 물을 다 마시자 노승은 다시 말했다.
“자‘ 나를 따라 걸어 보시오.” 부인은 도승(道僧)이 시키는 대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었다.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기적(奇蹟)이 일어나고 있었다. 부인은 뜨거운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면서 걸음을 떼어 놓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노승은 허리에서 자루를 하나 풀어 놓으며 말했다.
“이 자루 속에 든 돈은 모두 부인 것입니다.”
부인은 무릎을 꿇고 고개 숙여 감사하다는 인사를 수없이 했다.
그리고 노승의 존호(尊號)를 여쭈며 다시 고개를 들어 인사를 하려 할 때,
이미 노승의 종적은 간 곳 없고. 청아한 가을기운, 붉은 노을, 산 그림자 길게 퍼지는 허공에 허!허!허! --- 하는 노승(老僧)의 웃음소리만 메아리 칠 뿐이었다.
이렇듯 팔공산 승시(僧市)에는 승속을 떠난 사바세계의 아련한 삶의 흔적들이 스며있는 장소와, 옛 이야기들이 구전(口傳)으로 문헌(文獻)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병신년(丙申年) 승시는 팔공산에 산재한 역사와 문화 자산의 발굴 보전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고증과 재현이 필요하다는 호응에 힘입어 준비된 축제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승시는 팔공산 전역의 역사와 문화자산이 배경이 되며, 대구 경북 시도민과 대구를 찾는 세계인들이 다 함께 즐기며, 몸으로 감동하고 마음으로 행복한 야단법석(野壇法席) 한마당 축제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불교문화와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풍성한 볼거리와 다양한 체험 현장을 마련하여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승시가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지구촌 축제가 되어 연연세세(年年歲歲)이어질 수 있는 전통문화가 되도록 다 함께 힘을 모읍시다.
승시마당이 아름답게 장엄(莊嚴)되도록 함께 거행하는 국화 축제는 가을의 서정(敍情)을 더욱 투영하게 하여 우리의 일상이 향기롭게 이어지도록 해 줄 것입니다.
이번 10월, 팔공산과 승시축제가 만드는 우리들 마음의 고향인 승시도량(僧市道場)으로
많이 찾아와 주시기 바랍니다!
■ 승시에 대한 개괄
▷ 승시는?
조선시대 시중 출입이 어려워진 스님들은 산중에서 보름날마다 물물교환 장터를 엽니다. (운주사, 선운사, 팔공산 등) 이것이 스님들의 산중전통장터인 승시입니다. 현대에 이르러 명맥이 끊겼으나 팔공산 동화사에서 천년사업의 일환으로 복원을 했습니다. 2010년 1회 승시축제를 시작으로 2016년 7회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 문헌상에 승시
조선왕조실록(선조실록 동왕 32년 윤4월 14일)
- 명나라 유격 허국위가 평양 광법사를 찾아가 예불을 하면서 승려들과 담화를 나누고 장삼과 고깔을 하나씩 산 뒤에 은 5냥을 내어 승려들에게 나누어 주고 갔다.
우담 정시한 山中日記 (1688. 7. 14)
- 큰 절에 내려가 담뱃대와 부채를 팔아 흑책지를 사 가지고 왔다.
⇒ 동화사 또는 인근에 승시僧市가 개설된 것이 아닌가 추축
이만도의 향산일기(1972. 8. 11 - 8. 13)
- 健陵(정조의 능)으로 재향을 오던 중 僧場坪에서 점심을 먹었다
대구의 향기(대구직할시, 1982. 2. 20)
- 부인사에는 2천명의 승려가 수도했으며, 당시 39개의 부속암자가 곳곳에 산재해 있음
- 전국에서 유일하게 정기적으로 스님들만의 시장(僧市場)이 섰다는구전이 사찰 규모가 웅대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 땅이름 큰사전(한글학회, 1991년)
- 중장터 : 전남 화순 도암 용강 서남쪽에 있는 마을로서 중이 시장을 세웠음
운주사 종합학술조사(전남대학교 박물관, 1991년)
- 운주사에 대한 설화에서 중장터 묘사
전국 2곳에 중장터 : 경상도(상주), 전라도(나주)
개장 : 매달 보름(매월) / 달밤 활용
거래품목 : 목탁, 염주, 각 사찰의 특산품
완당평전 2(유흥준 저, 2002. 2. 28)
- 완당이 그 구암사로 전갈을 보내 백파스님을 뵙고자 했던 곳은 정읍 입암면 조월리 중장터였다.
- 스님들이 필요한 물품, 옷가지며 佛具와 차를 교환하는 장터를 곳곳에 두었다
- 그 대표적인 곳이 화순 도암면의 운주사, 나주 다도면의 불회사, 화순 이양면의 쌍봉사의 갈림길에 있느 중장처 삼거리인데, 이곳 조월리에도 작은 장이 섰다
- 중창터의 장날은 매월 보름이었다. 스님들이 장을 보고 돌아가면서 밤을 새워 산길을 걸어야 했으므로 달빛이 좋은 보름날을 택한 것이다
- 이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고창 선운사에 전해져 내려오던 것인데,시인 이흥우 선생이 일찍이 1969년 8월 최순우 선생과 함께 선우사에 갔다가 당시 71세의 주지 雲起 스님에게 들은 것을「박물관 신문(제4호, 1970. 10월)」에「선운사의 추사 삽화」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적이 있다.
▷승시는 또 다른 수행처입니다.
스님들의 장터인 승시는 단순한 물물교환의 시장기능을 넘어서 스님들의 수행처로서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더불어 산중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서로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스님들의 검약하고 청빈한 승가의 전통과 문화를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2016팔공산 산중전통장터 승시는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10월 1일 부터 5일 까지 팔공산 동화사에서 열리는 이번 승시는 80여개의 체험, 판매부스와 공연 및 음악회, 체험과 참여할 수 있는 많은 행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구경북지역의 스님, 사찰, 불교신행단체, 시민단체, 자원봉사자 등 1,500여명이 준비하는 대구경북지역의 최대 문화행사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팔공산승시축제봉행위원회(문의:053-980-7956~7)